아기를 겨우 먹이고 품에 안겨 재웠다 싶었는데, 다시 울음이 시작됩니다. 얼굴은 새빨개지고, 등을 뒤로 젖히거나 다리를 쑥 끌어올리기도 하죠. 기저귀도 갈았고, 덥지도 춥지도 않아 보이고, 분명 방금 수유도 했는데요.
도대체 왜 수유 후에 아기가 또 울까요?
밤 2시에 이 상황을 겪고 있다면, 혼자가 아닙니다. 많은 초보 부모들이 생후 몇 주 동안 똑같이 고민합니다. 다행히, 수유 후 울음을 부르는 흔한 이유들이 몇 가지 있고, 하나씩 점검해 볼 수 있습니다.
구글 검색에 휘말리는 대신, 차분하게 따라가는 체크리스트라고 생각해 주세요.
수유(모유수유든 분유수유든) 직후 아기 울음이 시작된다면, 아래 순서대로 살펴보세요.
정확한 병명을 붙이는 것이 목표가 아닙니다. 가능한 원인을 하나씩 지워 나가며, 우리 아기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유 후 아기 가스가 많이 차면, 작은 몸에는 꽤 괴로운 일입니다. 빨면서 삼킨 공기가 위나 장에 갇히고, 배는 빵빵해지고, 그 불편함을 울음으로 알려줍니다.
다음과 같은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
아기마다 공기를 삼키는 정도가 다릅니다.
빨리 먹는 아기, 젖 물림(래치)이 불안정한 경우, 수유 중에 울다가 다시 먹는 경우, 젖병 젖꼭지 구멍이 너무 커서 쏟아지듯 들어가는 경우 등은 공기를 더 많이 삼키게 됩니다.
“트림 시키세요”라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정확한 방법은 잘 못 배운 경우가 많습니다. 수유 후 트림을 할 때 아래 자세들을 번갈아 시도해 보고, 아기가 좋아하는 자세를 찾아보세요.
어깨에 기대는 자세
무릎 위에 앉히는 자세
무릎 위에 엎드리기
어떤 아기는 몇 초 만에도 트림이 나오고, 어떤 아기는 몇 분이 걸리기도 합니다. 5분 정도 해도 안 나오고, 아기가 편안해 보인다면 억지로 오래 할 필요는 없습니다.
수유 후 울음이 잦다면, 다음을 시도해 보세요.
중간중간 쉬어 가며 공기를 조금씩 빼주면, 아기 가스가 쌓여서 배아픔으로 이어지는 것을 줄일 수 있습니다.
트림을 했는데도 여전히 배가 더부룩해 보이거나, 아기 방귀가 잘 안 나와서 불편해 보인다면 아래 방법을 가볍게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자전거 타기 다리 운동
배 마사지로 아기 가스 풀어주기
짧은 배 깔고 놀기(턱받이 놀이, tummy time)
이런 간단한 가스 빼기 방법들로 아기 울음이 확 줄어든다면, 가장 큰 원인은 ‘트림·가스’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신생아 위는 생각보다 아주 작습니다.
출생 직후에는 체리 한 알 정도 크기, 몇 주가 지나도 계란 하나 정도 크기에 불과합니다.
모유수유의 경우, 아기가 스스로 조절하는 경우가 많지만, 젖병수유에서는 과식이 훨씬 쉽게 일어납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은 모습이 보인다면 과식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수유 중에 우유가 입가로 쏟아져 나오거나, 먹고 난 뒤 완전히 “꽉 찬” 느낌인데도 보채면, 과식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페이싱 수유 방법은 젖병수유 속도를 일부러 천천히 해서, 아기가 스스로 배부름 신호를 느끼고 멈출 수 있게 돕는 방식입니다.
분유수유 후 아기 울음이 잦다면 꼭 한 번 시도해 볼 만합니다.
방법은 이렇습니다.
특히 역류가 있는 아기, 신생아 시기에는
한 번에 많이 먹이는 것보다 조금씩, 자주 먹이는 편이 더 편안한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 아기들은 위에 들어간 우유와 위산이 식도로 다시 올라오는 영아 역류를 겪습니다. 우리말로는 보통 “아기 역류”라고 부르죠. 이때 올라오는 우유와 산 때문에 식도가 따갑고, 수유 후 울음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가벼운 역류는 생후 초기에 매우 흔하고, 아기가 크면서 위와 식도 사이의 근육이 발달하고, 앉는 시간이 늘어나면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 토나 트림만으로는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우유를 자주 토하지만 아기가 그다지 힘들어하지 않고 잘 먹고 잘 논다면, 흔히 말하는 ‘해피 스피터(happy spitter)’일 수도 있습니다.
걱정해야 할 것은 토하는 것과 함께 심한 통증, 체중 증가 부진, 하루 종일 이어지는 불편감이 동반될 때입니다.
역류가 의심된다면, 다음과 같이 생활습관을 조금 조정해 볼 수 있습니다.
수유 후 20~30분 정도 세워 안기
조금씩, 자주 먹이기
수유 자세 점검하기
자주 트림 시키기
아래와 같은 경우에는 소아청소년과, 소아 전문의, 보건소 영유아 상담 창구 등과 반드시 상의해 보세요.
의사는 영아 위식도역류질환(GERD, GORD) 여부나 다른 질환 가능성을 평가하고, 필요한 경우 약물치료나 추가검사를 제안할 수 있습니다.
수유 후 울음을 흘리는 이유가 꼭 “배고파서”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어떤 아기들은 모유나 분유를 충분히 먹었는데도, 입에 뭔가를 물고 빨아야만 안정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른바 ‘위안 빨기(비영양적 빨기)’ 욕구입니다.
빨기 행동은 아기에게 큰 위안을 줍니다.
소화에도 도움을 주고, 긴장된 신경을 가라앉히고, 품 안에서 더 안전하다는 느낌을 주기도 하죠.
다음과 같은 모습을 보인다면, 먹는 것보다는 “빨고 싶은 마음”이 더 큰 것일 수 있습니다.
수유 시간이 유난히 길지만, 체중 증가와 기저귀 배출(소변·대변)이 충분하다면, 그 긴 시간 중 상당 부분은 비영양적 빨기일 가능성이 큽니다.
가슴에서 위안 빨기 허용하기
공갈젖꼭지(노리개젖꼭지) 활용하기
수유 후 울다가 공갈젖꼭지나 손가락을 잠깐 빨게 했더니 금세 차분해지고 잠이 든다면, 울음의 원인이 “배고픔”이 아니라 “위안 필요”였다는 강한 힌트가 됩니다.
모유수유를 할 때, 한 번의 수유 안에서도 모유의 성분은 계속 변합니다.
아기가 한쪽 가슴을 충분히 비우기 전에 자주쪽 수유(짧게 여러 번, 양쪽을 계속 바꾸는 방식)를 반복하면, 전유를 많이 먹고 후유를 상대적으로 덜 먹게 될 수 있습니다. 이 전유·후유 불균형이 아기 가스와 배 불편, 수유 후 울음을 부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핵심은 “몇 분”이라는 시간보다, 아기가 한쪽 가슴을 충분히 비웠는지에 더 초점을 두는 것입니다.
모유량이 불안하거나, 아기가 계속 찡찡거리는데 판단이 어렵다면,
지역 보건소 모유수유 클리닉, 모유수유 상담사(IBCLC), 산부인과·소아과 내 모유수유 상담 창구 등 전문 상담을 받아 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인터넷 검색을 하다 보면 거의 모든 문제가 “엄마 식단 탓”인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음식 알레르기나 민감성은 생각보다 흔하진 않습니다. 그럼에도 분명 존재하는 경우가 있고,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우유 단백(우유·유제품) 알레르기입니다. 엄마가 섭취한 소 젖 단백이 모유를 통해 아기에게 전달되는 경우죠.
단순한 일시적 가스와는 양상이 다르고, 보통 조금 더 길게 계속되는 증상들과 함께 나타납니다.
아래와 같은 증상이 꾸준히 보인다면, 소아과나 보건소에 상담을 요청해 보세요.
이런 증상들이 모두 음식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우유 단백 알레르기나 기타 음식 민감성을 함께 고려해야 할 수 있습니다.
무작정 식단을 몽땅 줄이는 것은 엄마 건강에도 좋지 않고, 영양 불균형을 만들 수 있습니다. 다음 순서를 권장합니다.
분유수유 중이라면, 의사와 상의 후
가수분해 분유나 아미노산 분유 등 특수 분유로 전환해 보는 방법을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아기들은 우유 단백 알레르기가 있더라도, 정확히 원인을 알고 관리해 주면 한결 편안해지고, 성장하면서 점차 좋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유 후 울음을 비롯해, 매일 비슷한 시간대에 아기가 이유 없이 장시간 우는 경우가 있다면,
수유 문제라기보다 **콜릭(영아 산통)**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
흔히 사용하는 콜릭의 기준은 다음과 비슷합니다.
그 외에는 건강하고 잘 크는 아기.
부모들이 자주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수유 방법을 바꾸거나, 아기 가스 빼는 법을 총동원해도 조금 도움은 되지만, 울음이 딱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몰려온다면 콜릭 가능성이 큽니다.
콜릭이 의심될 때는
콜릭의 가장 답답한 점은, 뚜렷한 원인이 안 보일 때가 많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위안이 되는 점도 분명 있습니다.
대부분의 콜릭은 생후 3~4개월 전후부터 눈에 띄게 좋아지는 경향이 있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수유 후 울음은 트림·가스, 경미한 역류처럼 집에서 관리 가능한 이유와 관련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래에 해당된다면, 지체하지 말고 소아과 진료를 보거나, 야간이라면 응급실, 지역 응급의료센터 등을 고려하세요.
부모의 직감도 매우 중요합니다.
매일 가장 가까이에서 아기를 보는 사람은 바로 부모이기 때문에,
“왠지 평소랑 다르다”라는 감각이 들면 꼭 전문가와 상의해 보세요.
수유 후 아기 울음이 반복될 때, 아래 순서대로 점검해 보세요.
먼저 트림·가스 확인하기
수유 중간, 수유 후에 아기 트림을 시키고, 자세를 바꾸어 보세요.
필요하면 자전거 다리, 배 마사지 등으로 신생아 가스 빼는 법을 함께 시도합니다.
먹은 양이 과한지 살펴보기
수유 후 토하는 아기가 잦거나, 배가 딱딱하게 빵빵하다면 아기 과식을 의심합니다.
젖병수유라면 페이싱 수유 방법으로 속도를 늦추고, 한 번 양을 조금 줄인 뒤 반응을 관찰해 보세요.
역류 신호가 있는지 관찰하기
수유 후 등을 젖히며 울거나, 눕히면 더 심해지고, 잦은 토와 함께 불편해한다면 영아 역류 증상을 의심합니다.
수유 후 20~30분 세워 안고, 조금씩 자주 먹이는 방식으로 바꿔 보며, 심하면 소아과 상담을 받습니다.
단순 배고픔이 아닌 ‘위안 빨기’인지 보기
배는 채운 것 같은데, 입에만 뭔가 물리면 금세 진정된다면, 공갈젖꼭지나 짧은 위안 수유로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모유수유 패턴 살펴보기
모유수유 중이라면, 한쪽 가슴을 충분히 비우게 해 전유·후유 불균형을 줄이도록 합니다. 너무 자주 양쪽을 번갈아 주지 않는지 확인해 보세요.
전체적인 그림을 함께 보기
수유 후 울음이 오래 지속되고, 변에 피나 점액이 보이거나, 심한 습진·가족 알레르기 병력이 있다면 음식 알레르기나 민감성을 염두에 두고 소아과와 상의합니다.
울음의 ‘시간대 패턴’을 체크하기
거의 매일 비슷한 시간대(특히 저녁)에 수유와 크게 관계없이 울음이 몰려온다면, 콜릭 가능성을 생각하고 전문 상담을 받아 봅니다.
완벽하게 해내는 부모는 없습니다. 누구나 시행착오를 겪고, 그 과정에서 자기 아기만의 신호를 하나씩 배워 나갑니다.
지금의 새벽 2시, 수유 후 울음이 너무 어렵게 느껴지더라도,
한 단계씩 차분하게 확인하다 보면, 조금씩 “우리 아기가 왜 우는지” 감이 잡히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리고 언젠가, 이 혼란스러운 시기도 분명 지나가게 됩니다.